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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구] 복지국가 운동, 이제 새로운 10년의 시작이다
복지국가SOCIETY
17년 11월 06일    953
image:    이상구1_4.jpg   Size(90 Kb)

복지국가 운동, 이제 새로운 10년의 시작이다

이상구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운영위원장)

지난 11월 2일 저녁, 국회 헌정기념관에서는 복지국가소사이어티 10주년 기념행사가 있었다. 동지(冬至)가 가까워지면서 초저녁 일찍부터 어두워지기 시작한 국회 한쪽의 국회의사당에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행사장 입구에 ASEAN 회의를 위한 출국으로 직접 참석하지 못한 정세균 국회의장의 화환이 놓여 있었다. 그리고 지난 10년 동안 꾸준히 복지국가소사이어티를 격려해주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화환도 나란히 자리 잡고 있는 것이 이채로웠다. 

10주년 기념행사의 사회를 복지국가소사이어티 회원이자 현역 국회의원인 오영훈 의원이 사회복지사인 안진숙 정책위원과 함께 보는 것도 보기 좋은 모습이었다. 국회에서 복지국가를 실현하기 위한 의원들의 모임인 ‘민주주의와 복지국가 의원연구회’의 간사를 맡고 있기에 형식적인 의전에 구애받지 않고 회원들이 같이 만들어가는 행사에서 사회자 역할을 맡았다. 

복지국가소사이어티를 만들어 온 사람들

본격적인 행사는 문옥륜 이사장의 인사말로 시작되었다. 최병모 전 민변 회장님과 고충석 전 제주대 총장님 등 역대 이사장님들, 그리고 지금까지 복지국가소사이어티를 이끌어 주셨던 이래경 대표님을 비롯한 역대 공동대표님들, 상임고문으로서 후배들을 이끌어 주신 이부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님과 스웨덴 전문가로 복지국가의 알찬 내용들을 우리에게 전수해주신 변광수 명예교수님, 그리고 지금은 작고하신 박영숙 선생님 등을 회고할 때는 장내의 분위기가 숙연해졌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를 이끌고 변화시켜 오신 많은 분들의 희망과 정성이 모여서 복지국가소사이어티가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돌아볼 수 있는 개회사였다. 


<문옥륜 이사장의 개회사>

오시기로 했다가 갑작스런 일 때문에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참석하지 못하자, 축사의 섭외를 맡았던 민주당의 박주민 국회의원이 복지국가 정치인을 대표해서 축사를 해주는 모습도 이채로웠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을 만들었고, 환경운동연합을 창립하는 데 기여했고, 우리나라 최초의 특별검사였던 최병모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초대 이사장님은 축사의 시간에 의례적인 인사말을 하는 것 대신에 “이제 복지국가 운동의 중요한 방향으로 비례대표 확대를 통한 적극적인 정치 개혁을 해나가야” 한다는 말씀을 해 주셨다. 최병모 초대 이사장 겸 상임고문은 참석자들에게 열정적인 말씀으로 큰 감명을 선사했다. 더불어 70세를 눈앞에 둔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헌신적인 운동 자세를 온몸으로 가르쳐 주셨다. 



<최병모 상임고문의 축사>

남인순 국회여성가족위원장은 이날 기념행사의 축사에서 지난 대선을 앞두고 국회 세미나를 통해 ‘모든 의료비를 국민건강보험 하나로’ 정책을 자신과 같이 제안했고, 그것이 현 정부에서 “문재인 케어”로 구체화되었다는 사례로 복지국가소사이어티의 활동을 소개했다. 남인순 의원님은 복지국가소사이어티가 연구하고 보고서를 내는 데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정책을 공약으로 만들어 정치사회적으로 제안하고 국민운동으로 전개하는 복지국가 운동 방식을 통해 우리 사회를 변화시켜 왔다는 점을 잘 말씀해 주셨다. 


<복지국가소사이어티 10주년 기념행사에서 축하 케익을 절단하는 모습이다. 왼쪽부터 차흥봉 전 보건복지부 장관, 홍옥녀 대한간호조무사협회장, 이금형 공동대표, 남인순 국회의원, 문옥륜 이사장, 강위원 공동대표, 이상이 공동대표, 최병모 상임고문>

창립 10주년을 기념하는 축하 케익도 회원 중의 한 분이 직접 디자인하고 만들어왔다. 함께 촛불을 끄고 케익을 잘라 나누는 과정을 통해 매달 1만 원씩 후원하는 회원들의 순수한 후원금으로 움직이는 복지국가소사이어티의 재원조달 방안도 확인할 수 있었다. 기업의 큰 후원이나 정부의 용역 연구비 하나 없이 회원들이 십시일반으로 조금씩 내는 회비를 모아 현대사의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을 강조한 노무현 정신이 우리 사회의 복지국가 시민운동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사례라 하겠다. 

지난 10년간의 복지국가 운동

행사에 참석한 분들을 소개하는 시간은 복지국가소사이어티가 어떻게 구성되고 운영되었는 지를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10주년 행사의 주인공들은 당연히 복지국가 운동을 함께 해온 회원들이다. 전국 각지에서 참석해주신 회원들이 서로의 모습을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특히 최근에 결성된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충남 아산 지부에서는 상임대표인 김원진 목사와 유기준 아산시의회 전 의장 등 여러분의 회원들이 올라왔고, 안산에서는 ‘모두의 집’이란 이름으로 모여 복지국가 운동을 하고 계시는 고영인 대표와 회원들뿐만 아니라 최성우 단원노인복지관장 등 사회복지사들이 많이 참석해주셨다. 그 외에도 광명, 용인, 성남, 고양, 오산, 수원, 대전, 광주, 여수, 전주, 익산, 대전, 대구, 부산, 안동 등 전국 곳곳의 복지국가소사이어티 회원들이 버스와 기차를 타고 또는 손수 운전해서 1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복지국가소사이어티 10주년 기념행사 시작 직전의 모습> 

지역적 다양성뿐만 아니라 활동의 분야도 매우 다양했다. 일반적으로 우리 사회에서 전문가로 일컬어지는 교수나 학자들 외에도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는 분들이 복지국가소사이어티를 구성하고 있다. 변호사나 금융인 등의 전문 분야 종사자들, 예술극장을 운영하는 지역문화 운동가, 대한노인회에서 일하면서 어르신 정책을 당사자의 입장에서 고민하는 분, 치매 국가책임제를 구체화하기 위해 작업치료사 역할을 고민하는 분, 피부 관리실을 운영하는 자영업자와 간호조무사협회에서 실질적인 보호자 없는 병원의 구현을 위해 노력하는 분들, 충남대병원의 약제부장,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의 의사, 사회복지사, 노인 정책 연구자 등 종사하는 직종이나 업무를 일일이 분류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분들이 모였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복지국가 운동을 같이해 온 연구소와 시민사회단체들의 면면을 확인하면서였다. 처음 시작할 때의 복지국가 운동은 복지국가소사이어티 혼자서 벌이는 외로운 싸움이었지만, 어느 사이엔가 우리 사회의 곳곳에는 다양한 복지국가 운동 단체와 연구소들이 만들어졌다. ‘비례민주주의 연대’를 만들어 복지국가 정치개혁 운동을 같이 하는 하승수 변호사와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를 통해 복지국가 증세 운동을 함께 하는 오건호 공동위원장, ‘노년유니온’을 결성하여 노인 당사자들이 참여하는 복지국가 운동을 하고 있는 김선태 위원장, ‘세상을 바꾸는 사회복지사’를 통해 현장의 개혁적 사회복지사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활동가들은 지금까지 복지국가 촛불운동이나 건강보험 하나로 운동을 같이 해온 형제와 같은 단체들이다. 

‘공적연금 바로 세우기 국민행동’은 기초연금 제정과 국민연금의 보장성 강화 운동을 위해 같이 만든 단체이고, 사단법인 청년365와 복지국가 청년 네트워크 및 청년문화포럼은 복지국가 청년 운동을 함께 해왔던 단체들이다. 병상에 계신 유지연 위원장 대신 박민숙 부위원장과 나영명 정책실장이 행사에 참석한 한국보건의료산업노조는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와 공공의료 확충 운동을 오랫동안 함께 해온 노동운동 조직이다. 이외에도 ‘다른백년’과 ‘나라살림연구소’, ‘한겨레 경제사회연구원’,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글로벌 정치경제연구소’ 등의 진보적 연구 사업을 하는 여러 단체들도 참석해서 축하해 주었다. 

신자유주의 노선의 규제완화를 전면에 내세운 이명박과 박근혜 정권 기간 동안 절차적 민주주의의 회복을 넘어 사회경제적 민주주의를 주장하면서 박정희 시절 만들어진 성장담론의 대안으로 역동적 복지국가를 제안하고, ‘87년 체제를 대체하는 복지국가로의 전환을 주창해온 지난 10년 동안 드라마틱한 현대사의 한 가운데 복지국가소사이어티가 자리 잡고 있었다. 

2010년 3월에 열렸던 ‘복지국가 대국민 제안대회’는 그해 6월의 전국 동시 지방선거에서 무상급식 논쟁을 통해 보편적 복지를 국민들에게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이후 무상급식 반대 시민투표는 오세훈 시장을 사퇴시키고 보궐선거로 이어지는 힘을 발휘했다. 이후 복지국가가 시대정신으로 서서히 부상하자, 눈치 빠른 정치권은 여야 할 것 없이 앞 다투어 복지국가를 당헌에 명기했다. 그리고 2012년 대선 토론은 복지국가를 누가 더 잘 할 것인가의 논쟁으로 이어졌다. 지난 10년 동안 전국 곳곳에서 벌였던 ‘복지국가 정책 아카데미’와 ‘복지국가 강의’는 촛불 시민들에게 비전을 제공했다. 또 촛불혁명 기간 동안 지속된 팟캐스트 방송을 통해 적폐청산 이후 새로 만들어갈 나라의 비전으로 복지국가를 국민들에게 제시했다. 

다시 새로운 10년을 시작하며 

행사의 후반부는 복지국가소사이어티의 새로운 10년을 제안하는 세 분의 연설로 마무리되었다. 구의역 지하철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던 젊은 청년의 사망과 건설 현장 크레인 사고 사망, 하루 16시간을 일하다가 과도한 노동으로 자살한 집배원과 과로사 공무원, 그리고 주민의 인격적인 모독으로 자살한 아파트 경비원 이야기를 하면서 노동자의 건강과 생명을 보장하는 복지국가를 만들자고 제안한 정혜선 정책위원(가톨릭대 교수)의 주장은 아직도 열악한 우리의 노동 현실을 돌아보게 했다. 

정당이 복지국가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국민은 정책으로 정당을 선택할 수 있도록 비례성을 높이는 선거제도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는 민주당 안산 단원갑 지역위원장 고영인 대표는 문재인 정부가 성공할 수 있도록 보다 적극적인 복지국가 정치개혁 운동을 제안했다.  복지국가를 위한 풀뿌리 지역운동, 복지국가 증세운동, 그리고 회비 납부 및 회원 확대 등 회원들의 활발한 참여를 요구한 40대 중반의 젊은 지도자 강위원 공동대표의 연설은 단연 돋보였다. 강위원 공동대표의 열정적인 연설을 통해 참석자들은 여전히 패기 넘치고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복지국가소사이어티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참석자들은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에서 국민의 정부와 참여 정부의 성과를 계승하면서 이전의 민주 정부들이 챙기지 못했던 많은 과제들을 복지국가 정책으로 자리 잡게 하는 데 복지국가소사이어티의 숨은 노력이 큰 기여를 했다는 데 대해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다. 지나온 10년 동안 역동적 복지국가를 열기 위해 노력했던 숱한 과정들을 되돌아보는 것은 그 노력의 성과와 더불어 그에 만족하지 말고 앞으로 더 노력해 열어가야 할 ‘또 다른 10년’에 대한 희망과 결의를 다시 다지기 위함이다. 

기념행사의 폐회사를 통해 문명순 정책위원(전 금융산업노동조합 부위원장)은 지금까지 복지국가소사이어티가 시대적 요구에 제대로 부응하는 모범적인 역할을 수행해 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렇지만, 그만큼 국민들이 복지국가소사이어티에 요구하는 것도 많아졌기 때문에 앞으로 해야 할 더 많은 일들에 대한 더 큰 책임감도 동시에 가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리고 끝으로 이제 앞으로 복지국가소사이어티는 깨어있는 시민들의 참여 속에 새로운 10년을 힘차게 시작해야 할 것임을 분명하게 선언하면서 폐회사를 마쳤다. 앞으로 만들어갈 복지국가소사이어티의 10년은 ‘깨어있는 시민들’이 주인이고, 그들이 복지국가 운동을 주도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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